일에 대한 메타인지 — 엥겔바트의 ABC 프레임워크
저는 요즘 클로드 코드 쓰며 (((일)의 메타 일)의 메타 일)을 잘 해야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는데요. 「함께 자라기」라는 책을 읽다가 이것을 잘 정리한 개념으로 엥겔바트의 "ABC 프레임워크"가 있어 공유합니다.
엥겔바트의 ABC 프레임워크
더글라스 엥겔바트(Douglas Engelbart). 컴퓨터 마우스를 발명한 사람으로 유명하지만, "인류의 집단 지능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를 고민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도구가 아니라 인간이 문제를 다루는 능력 자체를 증강 하는 데 평생을 바친거죠. 엥겔바트가 남겼던 프레임워크 중 하나가 ABC 프레임워크 입니다.
A · B · C
A 활동 — 본업을 하는 것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 그 자체입니다. 코드를 짜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기획서를 쓰고, 회의를 합니다. 우리가 "일"이라고 부르는 것의 대부분이 여기에 있습니다.
B 활동 —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것 A를 더 잘하기 위해 프로세스를 바꾸거나, 새 도구를 도입하거나, 코드 리뷰 문화를 만들거나, 배포 파이프라인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A가 "일"이라면, B는 "일에 대한 일" 입니다.
C 활동 — 개선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것 B를 더 잘하기 위한 활동입니다. 어떻게 하면 문제를 더 빨리 발견하고, 더 좋은 해결책을 찾고, 배운 것을 더 효과적으로 퍼뜨릴 수 있을까요. B가 "일에 대한 일"이라면, C는 "일에 대한 일에 대한 일" 입니다.
왜 이게 중요할까요?
대부분의 팀은 A에 90% 이상의 시간을 씁니다. 당연합니다. 당장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요.
문제는, A만 하면 제자리 입니다. 10시간 더 일하면 10시간치만큼 더 나아집니다. 그마저도 사람이 지치면 꺾입니다.
B에 투자하면 기울기가 생깁니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아웃풋이 나옵니다. 하지만 B도 결국 한계가 있습니다. 어떤 프로세스 개선이 효과가 있고 없는지를 판단하는 능력 자체가 성장하지 않으면, B 활동은 시행착오의 반복이 됩니다.
C에 투자하면 지수 곡선이 됩니다. 엥겔바트는 이걸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이라고 불렀습니다. 개선하는 능력 자체가 개선되면, 그 효과는 복리로 쌓입니다.
제 실제 경험: 클로드 코드로 체감한 ABC
실제로 제가 겪은 예시를 하나 들어볼게요.
- A: 업무 맥락(회의록, 슬랙, 메일 등)을 Obsidian 볼트에 수동으로 수집하며 일했습니다
- B: A를 매번 수동으로 하는 게 비효율적이라, 클로드 코드에
/briefing스킬을 만들었습니다. 캘린더·메일·슬랙을 자동으로 긁어와 오늘의 브리핑 문서를 생성해줍니다 - C: B를 더 잘하려면 "어떤 맥락이 부족했는지"를 매 세션마다 자동으로 학습해야 한다고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클로드 코드의 SessionEnd 훅 에 세션 종료 시마다 AI가 대화를 분석해서 작업공간 개선점과 개인 맥락을 자동으로 추출·축적하는 루프를 만들었습니다
A만 했다면 매일 10분의 노동을 반복했을 것이고, B만 했다면 그저 조금 편해지는 데 그쳤을 것입니다. 하지만 C에 집중하자 시스템과 제가 함께 성장하는 복리 효과가 시작되었습니다. 이게 부트스트래핑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C 활동'은 무엇인가요? 혹시 당장 눈앞의 A(본업)에 치여, 지수 성장의 열쇠인 C를 놓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김창준의 「함께 자라기」에서 이 프레임워크를 처음 만났습니다. 원문은 Doug Engelbart Institute — ABC Model에서 볼 수 있습니다.